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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 서비스 교육에 대해

2008/06/2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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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2001 아울렛 구로점에서 서비스 교육이 있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개봉역으로 가게 되었다.

원래 저번주에 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9시 30분에 도착했지만 입장을 제지 당하여 교육을 들을 수가 없어서 이번 주에 다시 가게 되었다.

이번엔 1시간 20분이라는 넉넉한 시간을 두고 출발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지각을 하게 되었다.

4호선이 매우 느리게 운행을 하는 바람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기 때문이었다.

난 이번에도 9시 20분에 도착하여 지각을 했다. 하지만, 이번엔 날 통과시켜주는 것이 아닌가.

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번과 단지 10분의 차이가 있었을 뿐 지각을 한 것은 마찬가지였는데..

나와 함께 도착한 한 여성 분이 있었는데, 바로 나와 같은 중계점에서 같이 단체 면접을 봤던 여성분이었다.

이건, 인연인가. 하지만 지각 때문에 막 뛰어서 들어온 우리였기에 말을 걸어볼 '새'가 없었다.

9시간 동안 펼쳐진 화려한 교육의 내용은 매우 단순했다. 바로 '서비스' 한 가지 내용이였다.

한 두 시간이면 될 내용인데, 무려 9시간 동안 직원들을 세뇌시키며 반 강제적이며 열정적으로 교육에 참여시켰다.

게다가 오후 4시 부터는 필기와 실기로 나누어 시험을 보게 하였는데, 이 부분 때문에 난 어의없음을 느꼈다.

똑같이 7시간동안 열심히 교육을 받았는데, 테스트를 받게 해서 누구는 수료증을 발급해주고, 누구는 안해준다는 말인가.

필기 시험은 교육 내용들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적어야 하는 주관식도 있었고, 틀리거나 맞는 내용을 고르는 객관식도 있었다.

100점 만점 중 80점 이상 만이 수료증을 발급한다는 전제를 내걸었기 때문에 열심히 외워서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실기 시험은 교육에서 알려준 미소와 인사를 앞에 나가서 테스트 받고, 마음에 들면 제자리에 가서 앉게 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울 앞에 서서 계속 연습을 하게 하고 다시 테스트를 받게 하였다.

이 실기 시험에서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약간의 기분 상함과, 민망함, 그리고 수치심을 느꼈을 법 한 시험이었다.

이러한 시험들을 통과한 후에 수료증을 발급 받았는데, 난 어의없음과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매우 허접하게 생긴 종이 쪼가리에 소속과 성명을 볼펜으로 적은 매우 허접스러운 수료증이었다.

이건 뭐 대충 비슷하게 아니 똑같게 만들어서 명함 용지에 인쇄하고 볼펜으로 쓰면 그만인 모습이었다.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중계점에서 함께 일하게 된 두 여성분과 함께 대화하며 서로의 허무함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왔다.

어제는 매우 '보람된' 하루였다. 교육을 받고 수료증을 발급 받아서가 아니라 나와 같은 '새'직원 여성 두 분을 알게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