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허밍

2008/03/20 01:30

이틀전, 그리고 어제 두 편의 멜로 영화를 봤다.
오늘은 이 두 편의 영화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한다.
내가 본 영화는 바보, 그리고 허밍이라는 영화인데.
이 두 영화에는 작은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영화에 바보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한 바보는 사랑하지만 항상 곁에 있는 그녀였기에 그 소중함을 모르는 바보이고, 다른 한 바보는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잘 알고있는 바보이다.





허밍

허밍
오늘 아침 일어나 창밖을 보니 '이젠 정말 봄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
오늘 오전에 본 영화도 봄과 아주 잘 맞는 영화인 것 같다.
제목부터 주연배우까지 모두 봄과 잘 어울리는 영화, '허밍'이다.
이천희, 한지혜 주연의 멜로 드라마.
말하자면, 사실 이천희는 내가 잘 모르는 배우이다.
그가 이런 글을 보면 화날지도 모르겠지만, 그를 알게 된 계기는 지난주 쯤에 출연했던 쇼 프로그램에서 알게 되었다..;; -ㅁ-
그리고.. 상큼한 미소를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배우 한지혜, 그녀를 보고싶어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
얼마 전까지 한 남자와 깊은 사랑을 나누던 그녀였기에, 이처럼 살랑을 이야기 하는 영화를 찍게 되면 그녀가 갖고있는 한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만큼의 그런 사랑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극중에서 이천희와 한지혜는 곧 2000일을 맞이할 만큼 오랜기간을 사귀어온 오랜 커플로 등장한다.
결과적으로 한지혜의 연기는 만점이었다. 한 사람만을 위한 사랑을 담은 표정, 몸짓 모두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영화 내용이 내 예상과 좀 빗나가는 바람에 아쉬움이 남았다.
제목에서 보여주고 있는 허밍(humming)은, 느낌을 기억하며 콧노래로 부르는 것을 말하는데.
'서로 깊은 사랑을 하고있는 남녀가 서로를 너무도 가까이서 기억하고 느끼다보니, 서로 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하면 실제로 함께 있지 않아도 마치 옆에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음을 표현해 준 것 같다.
극중에서 한지혜는 어느날 밤에 교통사고로 인해 뇌사상태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그에게 가려던 길이었기에 마치 환상에서 서로를 느끼듯 그에게 찾아가서 서로 만나게 된다.
그들처럼 사랑을 해보지 못한 나로써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되지만, 서로에 대한 애정이 너무나도 깊으면 꿈에서라도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가 마지막에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엔 내가 더 사랑했었는데 지금은 니가 날 더 사랑하고, 내가 너무 무관심 해진것 같아.. 미안해."
이건 많은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보면 한 때 나도 이러했음을 알 수 있었고, 주변 친구들도 이런 친구들이 꽤 있었다. 다 그렇진 않지만..
난 해피엔딩을 가진 예쁜 사랑이야기를 그렸으면 했지만, 내용의 흐름이 생각과는 많이 달라서 좀 아쉬웠지만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그건.. 사랑스러운 "한지혜의 미소" 때문일까?




바보

바보
오늘은 바보 승룡이를 만나봤다.
수많은 네티즌들을 울린 강풀 원작 소설인 이 작품은 김정권 감독이 제작했고, 차태현과 하지원이 주연 배우를 맡았다.
이 영화는 제작된지 2년이 넘은 영화이다.
하지만 모든 영화가 개봉을 할수는 없듯이, 이 작품 역시 개봉을 못하고 있던 중 얼마 전에 개봉을 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승룡이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혼자서 동생을 뒷바라지 하기 위해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청년이다.
어렸을 때 연탄 가스사고로 뇌를 다쳐 흔히 말하는 바보가 되었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청년이다.
그리고 10년 전 짝사랑 했던 지호를 기억하며 기다리고 있는 바보이기도 하다.
그는 두 번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기억이 있기에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동생을 너무나 아끼고 사랑한다.
하지만 동생은 바보인 오빠를 사람들이 아는 것이 부끄러워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를 하는 사춘기의 학생이다.
그에게는 그런 동생이라 해도 너무 소중함을 알기에 동생의 어떠한 행동에도 화를 내지 않고 웃기만 한다.
내가 느끼기론 오빠가 바보가 아니라 바로 동생이 바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항상 곁에 있던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비로소 그가 없어선 안될 소중한 사람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바보 여동생.
바보 승룡이는 자기를 자신의 친구로 착각한 깡패들에게 맞아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
자신이 짝사랑 했던 지호에게는 잃었던 꿈을 다시 안겨주었고, 자신의 동생인 지인이에게는 새로운 생명과 함께 늘 곁에 있어 느끼지 못했던 가족애를 느끼게 해주었다.
바보 승룡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줄 만큼 착하고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




이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지금이라도 항상 곁에 있던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고 "사랑해요" 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